
3~4월에 열고 12월에 닫는다 — 개원 뒤에 가려진 폐업 1,702곳
“요즘 우리 동네에 병원이 얼마나 늘고 있나.” 개원을 준비하거나 이미 운영 중이라면 가장 궁금한 질문입니다. 메디하루 개설현황을 보면 최근 12개월 동안 전국에서 2,213곳이 새로 문을 열었습니다. 그런데 같은 기간 문을 닫은 곳도 1,702곳이었습니다.
개설 건수만 보면 보이지 않던 그림이, 폐업을 나란히 놓는 순간 달라집니다.
개원 1곳이 늘 때 폐업 0.77곳
최근 12개월 신규 개설은 2,213건, 폐업은 1,702건입니다. 여기에 취소·말소·정지 31건과 휴업 시작 185건이 별도로 있습니다. 폐업만 놓고 계산하면 개설 대비 77% 수준입니다. 세 곳이 새로 열릴 때 두 곳 넘게 닫히고 있다는 뜻입니다.
순증으로 보면 1년간 480곳 안팎입니다. 개설 건수 2,213이라는 숫자가 주는 인상과, 실제 시장이 커진 폭 사이에는 네 배 넘는 간격이 있습니다.
3~4월에 열고, 12월에 닫는다
월별로 나눠보면 개설과 폐업이 서로 다른 계절을 탑니다.
신규 개설은 3월(241건)과 4월(245건)에 뚜렷한 정점을 찍습니다. 연중 최저인 10월(171건)·6월(175건)과 비교하면 40% 이상 차이가 납니다. 반면 폐업은 12월(203건)에 몰리고 1월(174건)까지 이어집니다. 폐업이 가장 적은 10월(102건)의 두 배입니다.
그 결과 최근 12개월 중 12월은 폐업이 개설을 앞지른 유일한 달이 됐습니다. 187건이 열리는 동안 203건이 닫혔습니다. 1월도 184건 대 174건으로 거의 붙었습니다.

연말에 정리하고 새 학기·새 회계연도에 맞춰 여는 흐름으로 읽힙니다. 임대차 계약과 회계연도가 연말연시에 몰리는 구조도 영향을 줬을 수 있습니다.
지금 어디서 늘고, 어디서 줄고 있나
최근 30일로 좁히면 신규 개설은 167건으로 최근 90일 평균(약 177건)보다 10건 적습니다. 이 중 99건(59.3%)이 수도권에서 나왔습니다.
지역별로는 서울(48건)과 경기(42건)가 여전히 1·2위지만 직전 30일 대비 각각 15건, 5건 줄었습니다. 반대로 부산(14건, +5), 대구(10건, +5), 경북(7건, +6)은 늘었습니다. 시군구 단위에서는 서울 강남구가 25건에서 16건으로 9건 감소한 반면, 대구 수성구는 0건에서 4건으로 늘었습니다.

수도권은 성형외과, 비수도권은 내과·정형외과
어떤 진료과가 어디로 몰리는지도 뚜렷합니다. 최근 90일 의원급 신규 개설의 진료과 구성비를 권역별로 비교하면, 성형외과는 수도권이 8.4%로 비수도권(2.3%)보다 6.1%p 높습니다. 반대로 내과(10.7% 대 15.1%)와 정형외과(9.8% 대 12.8%)는 비수도권 비중이 더 높습니다.

개원 시기를 정할 때 달라지는 것
봄 개원은 경쟁이 몰리는 구간입니다. 3~4월에 개설이 집중된다는 건 같은 시기에 인테리어 업체, 장비 설치, 인력 채용 수요가 함께 몰린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일정과 단가 모두 불리해질 수 있는 구간이라, 준비가 유연하다면 비수기를 검토할 여지가 있습니다.
연말은 양수도·중고 장비 물량이 나오는 시기일 수 있습니다. 12~1월에 폐업이 몰린다는 건 그 시기에 기존 시설과 장비가 시장에 나온다는 의미이기도 합니다. 신규 구축 대신 인수를 검토 중이라면 이 계절성을 참고할 수 있습니다.
“개원이 늘고 있다”는 말은 절반만 맞습니다. 개설 2,213건은 순증 480건과 다릅니다. 특정 지역의 경쟁 강도를 볼 때는 신규 개설 건수만이 아니라 같은 기간 폐업 건수를 함께 봐야 실제 순증을 알 수 있습니다.
이 수치를 읽을 때의 한계
이 데이터는 행정안전부 인허가 정보를 신고 시점 기준으로 재구성한 참고용 사실 정보입니다. 신규 개설은 인허가일, 폐업은 폐업일 기준이라 실제 개원·폐원 시점과 시차가 있을 수 있습니다. 또한 폐업은 개설 시기와 무관하게 그 달에 폐업 신고된 기관을 세므로, 특정 달의 개설 건수와 폐업 건수가 같은 집단을 가리키지 않습니다.
폐업에는 이전·업종 변경·승계 과정에서 발생하는 행정적 폐업도 포함될 수 있어, 폐업 건수를 곧바로 “실패”로 해석하기는 어렵습니다. 이번 달(9월)은 집계가 진행 중이라 월별 비교에서 제외했습니다.
특정 지역이나 진료과에 대한 추천·전망·평가가 아니라 최근 흐름 자체를 보여주는 데이터입니다. 지역별·진료과별 추이와 월별 개설·폐업 현황은 메디하루 개설현황에서 직접 확인할 수 있습니다.

